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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취미 피아노, 5년차 직장인 취미생의 리뷰

by pantouflarde 2024. 6. 28.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된 유년기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 초등학생들처럼 많이 바쁘지 않았기 때문에, 피아노나 미술, 태권도 등 예체능 학원을 매일 가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중에 한 명이었죠. 저는 피아노에 가장 관심이 많았고, 또 재미있어했기 때문에 7살 때부터 피아노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6년간 꾸준히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는데, 새로 오신 선생님께서 저를 많이 칭찬해 주시면서 더 신나게 배울 수 있었어요.

하농, 체르니, 부르크 뮐러, 피아노 소곡집, 피아노 명곡집 등을 거쳐 소나티네, 모차르트, 바흐 같은 작품들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피아노를 되게 잘 친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꾸준히 했기 때문에 그 정도 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은 콩쿠르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런 대회에 나간 적은 없지만 아마 나갔더라면 크게 실망하고 피아노를 접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피아노 선생님은 전공을 권하시기도 했지만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피아노로 내가 크게 성공할 순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나름 이제 중학생이 된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때 피아노를 접게 됩니다. 이후 음악 시간에 피아노 반주자를 하기도 하고, 자유 악기 시간에 피아노로 좋은 성적을 받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피아노와 점점 멀어지게 되고 결국은 집에 있던 피아노도 팔게 되면서 영원히 피아노와 이별을 하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30대에 다시 만나게 된 피아노 

취미 피아노 레슨 준비

 

그렇게 피아노를 다시 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직장인이 된 후 번아웃과 아무 즐거움이 없는 삶에 지쳐갈 때쯤 취미 생활을 찾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다니고 있던 회사가 점심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상사들과 밥을 먹지 않아도 됐고 시간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어요. 이 시간을 좀 잘 써보고 싶어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회사 근처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게 됩니다.

클래식과 재즈 중 뭘 배울까 고민하다가, 틀에 박힌 융통성 없는 성격이 제 단점이라 생각했기에 이를 탈피해 보고자 재즈 피아노를 선택합니다. 피아노를 7년 정도 쳤으니 그래도 어느 정도는 칠 수 있겠지란 자신감은 자만이었어요. 오랜만에 악보를 보니까 높은 음자리표는 눈에 들어왔지만, 낮은음자리표 부분은 너무 낯설고 어려웠죠. 악보 자체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몇 주 지나고 나니 금방 익숙해졌고, 쉬운 악보는 이제 바로 칠 수 있게 되면서 흥미도 생기고 실력도 점점 느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찾아오게 됩니다. 피아노 학원을 갈 수가 없었고 이대로 손을 놓아야 하나 싶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서 낙원상가에서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했어요. 오히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금지되면서 피아노를 취미로 정착하기에 더 좋은 시기가 되었습니다. 혼자 집에서 연습도 하고 새로운 곡도 쳐보면서 우울하고 지루할 수 있었던 코로나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직장인 취미 피아노 장단점

 

직장인 취미 피아노


2019년부터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으니 이제 5년 차 취미 피아노생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피아노를 취미로 하면서 느꼈던 장점과 단점도 한 번 언급해 볼게요!

단점은 우선 레슨비입니다. 어렸을 때랑은 달리 성인 취미 피아노는 거의 1 대 1 레슨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용이 좀 비싸긴 해요. 주 1회 1시간, 월 4회 기준으로 10만 원 중후반대 가격입니다. 가성비 취미라고 보기는 어렵죠. 그리고 악기가 집에 있지 않으면 연습을 하러 나와야 하기 때문에 좀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슨을 기반으로 한 취미라면 레슨 시간뿐 아니라 연습 시간도 충분히 가져야 하기에 개인 시간이 많이 없다면 연주 실력을 크게 늘리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장점이 더 많다 생각합니다. 우선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크게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피아노를 배우면서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됐어요. 그리고 성취감이나 보람이 삶을 행복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른 악기에 비해 악보가 굉장히 잘 되어있어요. 유튜버들도 많기 때문에 원하는 곡은 어떤 곡이든 악보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란 점도 제겐 장점입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연습하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제시간이어서 좋았어요!



여러 취미를 해봤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직장인 취미는 저는 피아노였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꼭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다른 악기를 배워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또 다른 취미 리뷰로 돌아올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