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제 취미 중 하나인 야구 관람, 특히 엘지트윈스에 대한 이야기를 쭉 이어나가 보려고 합니다. 스포츠를 딱히 좋아하진 않는 편이지만 어느 순간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서 오랜 기간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이 되었어요. 작년 우승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올해는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보고 있어요. 그간의 이야기를 쭉 해볼까 합니다.
서울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서울팀 엘지트윈스를 선택하다
야구팀은 선택받는 것이라고 야구팬들이 많이 이야기 하는데요. 저도 거의 그랬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야구팬은 아니셔서 모태 야구팬도 아니었고, 그래서 어렸을 때는 거의 야구라는 것을 잘 몰랐어요. 중학교때 학교에 야구팀이 있어서 그때부터 야구라는 스포츠를 알게 되고 또 학교팀의 경기를 보러 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프로 경기가 열리는 잠실과는 좀 먼 서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야구를 보러 갈 생각은 사실 거의 안했어요.
그러다 대학생이 되면서 활동 반경이 넓어지니 이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야구장도 가게 됩니다. 서울에는 팀이 여러개가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운명처럼 엘지트윈스 경기를 선택하게 됐고, 그날의 선택이 10년이 넘은 지금도 저를 엘지트윈스 팬으로 남게 했어요. 그 날 다른팀 경기를 선택했다면 지금의 운명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운명적인 동행이 시작됩니다.
분명 제가 간 날은 엘지트윈스가 엄청 잘했어요. 신바람 야구라 하는 타격이 몰아치는 날이었죠. 너무 재밌었고 당시엔 지금보다 응원도 더 신났기 때문에 직관 한 번에 저는 이 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입덕한 시기는 흔히 말하는 암흑기 시기였어요. 엘지트윈스는 우승을 못하는 것은 당연, 8개팀 중 4등안에만 들면 갈 수 있는 가을 야구도 못가는 정말 하위팀이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팀을 선택하게 된것일까 그만 볼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영원히 못볼것 같던 가을야구를 보다
영원히 우리 팀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을 것 같던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이 드디어 엘지트윈스에게도 찾아옵니다. 2013년에 드디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시즌 2위를 하게 되었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되었죠. 난생 처음으로 제게도 포스트시즌을 즐길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표를 구해서 직관도 갔는데 확실히 일반 시즌 경기와는 많이 달라서 긴장도 훨씬 많이 되고 기분도 좀 이상했습니다.
이런 느낌은 근데 저만 느낀 것이 아니었어요. 팬들만 긴장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도 그랬던 것이죠.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런 단기전을 잘 치뤄낼 수가 없었습니다. 5판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엘지트윈스는 딱 1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첫번째 가을야구를 종료하게 되었어요. 언제 또 가을야구를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이렇게 금방 끝나버리는게 정말 허무했어요. 10년 넘게 가을야구를 못했기 때문에, 또 다음 가을야구는 1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후에는 꽤 자주 가을야구에 가는 팀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가을야구에 가는 것이 목표가 아닌 우승을 위해 달려가는 팀이 되었죠. 이렇게 자주 가을야구에 가게 되었는데도 우승은 너무 멀고 힘들었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가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고,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안타가 될 공이 아웃이 되는 야구의 세계에서 언제나 안 좋은 일은 다 우리 팀에게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강팀은 되어가지만 우승은 못하는 팀으로 남는 것인가 싶었어요.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는 모두 해봤지만 대망의 한국 시리즈는 한 번도 못해본채 시간은 계속 흘러갔죠. 엘지트윈스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은퇴를 하게 되면서 점점 더 희망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던 선수가 떠나간다는 것은 되게 슬픈 일이었어요.
이렇게 슬픔과 절망만을 주던 엘지트윈스가 23년에 비로소 우승을 하게 되었는데요. 자세한 스토리는 다음 포스팅에서 또 이야기 나눠볼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