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의 유일한 단점, 사진
비엔나는 도시 전체가 예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최근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피드를 보면 여행 스냅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는데 항상 일정에 쫓기고 또 약간 부끄러운 느낌도 있고 생각보다 비용도 꽤 나가고요. 여행 준비를 하다 보면 시간이랑 돈을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다 보니 그동안 다닌 여행지에서는 그냥 친구가 찍어주거나, 제가 혼자 셀카를 찍는 정도로만 사진을 찍게 되었어요.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아쉬운 게 여러 개 있다고 하는데, 음식이랑 사진이 많이 손꼽히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데 사실 음식은 여행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냥 맥도날드 가서 먹거나 역 근처 푸드코트에서 포장해서 먹거든요. 그래서 음식 먹을 때 일행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사실 거의 한 적이 없어요. 혼자 밥 먹는 건 이제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고 오히려 먹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더 좋기도 해요.
그런데 사진은 많이 아쉽더라고요. 셀카는 제 얼굴만 나오고, 셀카봉을 쓰더라도 잘 나와야 상반신이 전부기 때문이죠. 국내 여행을 할 때면 잠깐 휴대폰을 세워두고 찍을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는 그러면 바로 소매치기당할 수 있어서 예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항상 그렇게 사진이 아쉬웠는데 이번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책을 보다가 비엔나 스냅 작가님 정보를 알게 됐어요. 계정에 들어가서 사진을 보는데 제 스타일이라서 제 일정 중에 가능한 날짜가 있는지 확인한 뒤 예약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 해본 여행 스냅 사진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또 준비할게 생기더라고요. 저는 편하게 다니는 편이라 운동화, 청바지, 크로스백 이렇게 주로 다니는데, 사진 찍을 땐 그래도 예쁘게 찍고 싶어서 그날 입을 옷을 따로 준비했어요. 원피스도 챙겨가고, 구두도 챙겨가고, 가방도 여행용 크로스백이 아닌 예쁜 크로스백을 추가로 넣었습니다. 사진 찍을 때도 쓰고, 또 제가 오페라 하우스에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기 때문에 그날도 이렇게 잘 차려입고 갔어요. 잘 차려진 한 벌로 두 개의 코스를 잘 해결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촬영하는 날, 날씨도 엄청 맑고 따뜻해서 좋았어요. 저는 사진을 찍어보고는 싶었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사진을 찍어본 경험은 없어서 엄청 어색했는데 작가님이 하나하나 디렉션 주시고,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재밌게 찍을 수 있었어요. 어디서 예쁘게 나오는지 알고 계시니까 코스도 다 짜주시고 각도도 다 잡아주셔서 저는 그냥 가만히 서서 알려주신 포즈만 취하면 되더라고요!
여행 중에 찍는 거라 긴 시간 찍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알차게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원본도 받고 보정본도 받았는데, 정말 너무 만족스러워서 인생 사진을 건졌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도 사용했어요. 스냅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앞으로도 혼자 여행을 가게 되면 사진을 꼭 찍어볼 생각이에요!
소도시 여행, 멜크로 떠나다
그동안 포스팅했던 여행 후기에서 소도시 이야기 많이 했는데요. 이번에도 소도시 여행을 다녀왔어요. 비엔나에서 가까운 멜크라는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비엔나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는데 한 번에 가는 기차는 없었지만 환승해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가는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중앙역이랑 숙소가 가까워서 기차 시간에 맞추어 나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처럼 기차 이용을 할 예정이라면 숙소를 역 근처로 잡아두시면 편합니다.
멜크는 정말 작은 소도시고, 볼 것이 멜크 수도원 하나 정도라 반나절이면 다 보고 나갈 수 있어요. 저는 돌아오는 기차를 조금 늦게 잡아두어서 꽤 오래 머물렀는데 점심시간이 지나니 관광객이 다 빠져나가더라고요. 멜크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길도 되게 예쁘고 사람도 거의 없다 보니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유럽의 작은 도시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골목 여기저기 예쁜 곳이 많아서 산책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멜크 수도원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요. 사진으로 남진 않았지만 수도원 내부를 보았던 감정은 아직도 남아있어요. 수도원 도서관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저는 사실 이 도서관을 보러 방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서재나 도서관 보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곳이 있다면 꼭 가보는 편입니다. 도서관을 보는 게 목적이었지만 마지막 코스인 기도하는 장소에서 난생처음 새로운 감정을 느꼈어요. 저는 종교가 없어서 신성한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멜크 수도원의 기도실은 정말 무언가 저를 감싸는 느낌이 있어서 되게 신기하다 생각했어요!
비엔나 여행은 비교적 최근이라 기억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것 같아요! 다음 포스팅에서도 여행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