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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관람, 잘 몰라도 즐기면 취미가 된다

by pantouflarde 2024. 7. 2.

그림이 어려웠던 어린 시절

 


어렸을 때, 피아노도 배워보고 미술도 배워봤지만 그 어린 나이에도 미술에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금방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미적 감각이 없는 것인지 배운 대로 그리는데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흥미도 갖지 못하게 되었어요. 반면에 피아노는 재미있게 잘 배우고 있었기에, 둘 중 하나만 다니면 되니까 피아노를 선택하고 미술은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 교육 과정에 미술이 있었기 때문에 영원히 손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또 나름 내신 관리를 하던 학생이라 한 과목에서 너무 성적이 안 나오면 평균 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점수를 얻어야 했죠. 차라리 필기시험은 다 외워버리면 그만이라 점수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실기가 문제였습니다. 제대로 배운 적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된 결과물을 내야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잘 안되다 보니 아무래도 미술과는 친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림을 못 그리는 아이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술에 대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림이라고는 시험 기간에 미술책에 나오는 작품을 보는 정도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렸어요. 이렇게 예술이 아닌 한 과목으로의 미술 그리고 그림은 내게 너무도 멀고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전시의 즐거움을 알게 되다

 

전시 관람 취미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는데,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것저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게 되면서 전시회도 여러 번 가게 됐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냥 전시회에 가서 다양한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어요. 사회적으로도 이런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좀 더 많은 전시회가 서울 시내에서 진행되게 되었고 국립 중앙 박물관, 세종문화회관, 한가람 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장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전시회를 몇 번 다니다 보니 도슨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나처럼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가분이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이더라고요. 저도 도슨트가 진행되는 시간에 맞추어 전시회장을 갔고 설명을 들으며 좀 더 작품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리 더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이 가능했어요. 이렇게 점점 전시를 찾게 되면서 나도 미술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조금씩 욕심이 생겨서 미술 관련 책도 몇 권 구매하게 됩니다. 모든 내용을 다 정독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가는 전시와 관련된 내용이 책에 있다면 그 부분을 미리 예습하고 갔어요. 작가의 삶과 가치관, 작품에 대한 설명 등을 미리 알고 가니 전시가 더욱 재밌게 느껴졌어요. 최근에는 유튜브로 작품이나 전시회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것도 많아서 종종 참고하곤 합니다.



전시회의 또 다른 재미, 기념품

 


저는 기념품 숍 구경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전시회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념품, 즉 굿즈를 만들었느냐도 사실 제게는 중요한 부분이에요.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굿즈를 사고 또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전시회장의 굿즈 숍 제품도 다양해지고 퀄리티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소유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렇게 굿즈 구매를 통해서 그 작품을 기억하고 소유하는 것이죠.

엽서나 컵, 클리어 파일, 노트, 마그넷,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들이 있는데 저는 주로 책갈피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보관하기도 편하고 무겁지도 않고, 그리고 전시에서 본 작품이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요즘은 굿즈 종류가 다양해져서 거의 대부분 전시회의 굿즈 숍에서 책갈피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 전만 해도 몇몇 전시에서는 책갈피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대신 엽서 같은 대체품을 샀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샀던 굿즈들을 모아보면 제가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어떤 분위기의 작품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어요.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또 굿즈로 제작되지만 그중에 선택하는 것은 거의 비슷한 느낌이더라고요. 이렇게 굿즈 구매를 통해서 또 그림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내에 전시도 다양해져서 개인적으로 좋아요. 사람이 많아진 점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즐기는 사람이 많아야 또 재밌는 전시가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