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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관람 취미, 잠시 다른 세상에 간 느낌

by pantouflarde 2024. 6. 30.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다준 god 콘서트

 

god 콘서트


우리나라 가수와 노래를 좋아하는 제게 콘서트는 또 하나의 취미입니다. 어렸을 때는 사실 콘서트 티켓 비용이 비싸기도 했고, 동네를 벗어나 멀리 가야 했기 때문에 콘서트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아무래도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재정적인 부분도 해결이 되니까 콘서트를 보러 다닐 수 있게 되더라고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는 웬만하면 꼭 가려고 하는 편이고, 한 공연을 여러 번 본 적도 많았습니다.

콘서트가 이런 맛이구나 싶었던 공연 중 하나는 2014년에 열렸던 god의 재결합 콘서트입니다. 어렸을 때 너무 좋아하던 가수였지만 세월이 흘러 그룹 활동이 사라지고, 저도 자연스럽게 제 다른 삶을 살게 되면서 잊고 있었는데 다시 활동을 한다고 하니 너무 설렜던 기억이 있어요. 어려운 티켓팅을 뚫고, 콘서트가 시작된 순간 저는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가수의 콘서트는 지금의 나를 잊게 하고 과거의 나를 추억하게 해주었죠. 

이후 god의 콘서트가 서울에서 열릴 때마다 한 번 이상은 꼭 가서 공연을 즐겼어요. 사실 초반에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다녔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은 없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어린아이처럼 놀고 싶어서 가는 마음이 더 큽니다. 티켓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는 팬클럽 가입 혜택인 선예매 혜택이 있어서 이 걱정도 조금은 덜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밴드 연주에 집중하게 한 적재 콘서트

 


끊임없이 노래를 듣고 가수들을 좋아했지만 대부분 저는 아이돌을 좋아했는데요. 소녀시대 태연이 좋아서 봤던 비긴 어게인을 통해 적재라는 아티스트를 알게 됩니다. 기타리스트라고만 생각했는데, 본인의 앨범 활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별 보러 가자는 노래를 알게 되었고,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커버를 본 순간 새로운 덕질 세계가 열리게 됩니다. 저는 이때 처음으로 노래 간주에 나오는 악기 연주가 이렇게 멋있고 좋은 거구나 알게 되었어요.

이후 적재 노래를 찾아 듣게 되고 당시 네이버 NO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던 야간작업실을 알게 되면서 저는 악기를 연주하는 세선의 세계에 입문하게 됩니다. 야간작업실 코너 중 하나인 야간 합주실이라는 코너를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 밴드 라이브가 무엇인지, 악기 솔로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각 악기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등 그동안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었어요. 막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하던 제가 재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이제 콘서트를 보러 가게 됩니다. 멋진 세션 분들의 연주를 라이브로 들으니 더 황홀하고 즐거웠어요. 원래 하늘 아래 같은 콘서트는 없다고 하지만 유독 적재 콘서트는 그렇다고 느꼈던 게 하루하루 악기 솔로가 다르다 보니 매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또 콘서트를 할 때마다 꽤 많은 곡을 편곡해서 들려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콘서트는 같은 곡을 색다르게 듣는 재미도 크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에 크게 만족하게 됩니다. 특히 MIX TAPE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정말 작은 공연장에서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을 그날의 바이브에 맞게 들었던 것이 정말 좋았어요.




종착점은 역시 밴드, 데이식스 콘서트

 

데이식스 콘서트


악기의 매력에 빠지게 된 저는 자연스럽게 이제 밴드의 세계에 입문하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야간작업실에 나온 데이식스 영상을 보게 되고, 이후 제 알고리즘은 데이식스가 점령하게 되었죠. 하지만 당시 코로나이기도 하고 곧 멤버들이 군대를 갈 시기였어서 콘서트나 오프라인 공연은 볼 수가 없었어요. 그저 노래를 듣고, 지난 영상들을 보고, 비욘드 라이브로 진행되는 온라인 콘서트를 보며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모든 멤버들이 전역을 하게 되고 23년에 콘서트를 했지만, 저는 당시 마이데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티켓을 못 구했어요. 24년 마이데이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가입하고 벚꽃콘이라 불리는 24년 데이식스 봄 콘서트에 다녀오게 됩니다. 우선 멤버들의 라이브가 영상에서 들리는 것보다 훨씬 더 우렁차게 느껴졌고, 음정도 진짜 정확하고 너무 잘하더라고요. 잘하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왜 밴드는 라이브인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데이식스는 또 곡이 많다 보니까 셋 리스트도 정말 다양한 파트로 구분해서 만들 수 있더라고요. 같이 떼창하는 구간, 마라 식스라 불리는 록 밴드 느낌으로 달리는 구간, 삶을 응원하고 위로해 주는 구간 등 각 파트마다 다른 에너지와 감정을 주는 공연이라 다채롭게 느껴졌어요. 앞으로 더 많은 데이식스 콘서트를 함께할 생각을 하니 기대가 많이 되더라고요.



너무 즐거운 취미 중 하나인 콘서트, 비록 티켓팅은 너무 괴롭고 스트레스지만 그래도 팬클럽 제도가 생겨서 조금은 티켓을 구하는 것이 덜 어려워졌다고 생각해요. 다음에 보게 될 콘서트는 누구의 콘서트가 될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